맛있는 배추가 있어서 겨울 캠핑이 즐거워진다. 아마도 맛있는 제철 배추가 없었다면 한 해의 마지막 달 캠핑이 참 서러웠을 것이다. 풍성한 배추 포기는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고 배가 불러온다. 맛있는 배추는 맛있는 김치가 되고, 맛있는 김치는 맛있는 겨울 밥상의 중심이 된다.올해는 겨울 배춧값이 좀 비싼 편이다. 하지만 그래도 다른 요리 재료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게 싱싱한 채소를 먹을 수 있는 게 배추다. 중간 크기 배추 한 통만 있으면 2박3일 캠핑도 든든하고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다. 가성비와 가심비 모두를 충족시켜 준다.
선운산 자락 고창의 캠핑장을 찾았다가 들깨 말리는 곳을 지나게 되었다. 가을의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갓 짜낸 들기름이 먹고 싶어 근처 시장 기름집에 들러 들기름 한 병을 샀다. 캠핑장에 돌아와 뚜껑을 따니 텐트 안이 가을의 고소함으로 가득 찼다.들기름은 우리나라 시골의 가을 맛을 대표하는 맛과 향기다. 참기름에 비해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이것은 정말 우리나라 음식에서 큰 매력과 맛과 향기로운 존재다. 참깨는 반듯한 밭에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으며 자라지만, 들깨는 개울의 둑이나 남는 땅에 아무렇게 키운다. 그
충북 제천의 어느 한적한 캠핑장에 다다를 무렵 시골 마을 담벼락 아래에 있는 단호박을 보았다. 겉보기엔 투박하고 볼품없어 보이지만 깨끗이 씻어 반으로 가르면 정말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황금빛 속살에 군침을 흘리게 된다. 우리나라보다는 서양요리에서 그 값을 제대로 인정받고 있는 단호박은 가을을 상징하는 요리재료이고, 캠핑장에서 해 먹으면 더 맛있는 매력 덩어리다.예전에 할머니들은 단호박을 반으로 갈라 씨를 빼고 얇게 깎아 말려서 잔치 떡에 호박고지로 사용했다. 이것이 들어간 백설기나 버무리떡은 그 향기만 맡아도 돌아가신 할